환풍기 종류 총정리
어디에 무엇을 달아야 할까
환풍기를 알아보실 때 대부분 제품부터 고르십니다. 그런데 순서가 반대입니다. 현장 조건이 설치 방식을 정하고, 방식이 정해져야 제품이 좁혀집니다. 다섯 가지 방식이 각각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못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벽부형 — 벽을 뚫어 길을 만든다
가장 기본이 되는 방식입니다. 외벽에 구멍을 내고 그 자리에 본체를 고정한 뒤, 바깥쪽은 후드나 루버로 마감합니다. 창이 없는 공간에서도 설치할 수 있고, 위치를 원하는 곳으로 정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대신 되돌릴 수 없는 작업입니다. 벽 안에 배관이나 전선이 지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하고, 타공 위치를 잘못 잡으면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바깥쪽으로 살짝 기울여 뚫어야 빗물이 안으로 타고 들어오지 않고, 마지막 코킹 마감이 부실하면 몇 달 뒤 벽이 젖습니다.
임대 공간이라 퇴거 시 원상복구가 걱정되신다면, 타공 전에 창문형으로 가능한지 먼저 검토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런 점이 좋습니다
위치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창 규격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배기 성능도 가장 안정적입니다.
이런 점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타공과 방수 마감이 필요하고, 원상복구가 어렵습니다. 벽체 상태에 따라 보강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창문형 — 벽을 건드리지 않는다
창틀에 판을 끼우고 그 판에 본체를 다는 방식입니다. 벽을 뚫지 않기 때문에 이사할 때 떼어 갈 수 있고, 원상복구도 판만 빼면 끝납니다. 전월세 주택이나 임대 매장에서 가장 많이 선택하시는 이유입니다.
창 규격과 제품이 딱 맞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판을 재단해 틈 없이 맞추는데, 이 작업이 대충 되면 겨울에 외풍이 들어오고 벌레도 들어옵니다. 판 두께와 마감이 시공 품질을 가르는 부분입니다.
창이 있어도 못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정창이라 열리지 않거나, 창이 너무 작거나, 방충망·이중창 구조 때문에 두께가 안 나오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고정창 일부를 활용하거나 벽부형으로 돌려야 합니다.
이런 점이 좋습니다
타공이 없어 벽 손상이 없고, 떼어 갈 수 있습니다. 작업 시간도 짧은 편입니다.
이런 점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창 규격에 제약을 받고, 창 면적을 일부 가립니다. 재단 마감이 부실하면 외풍이 생깁니다.
천장 매립형 — 보이지 않게 감춘다
본체가 천장 속으로 들어가고 아래에서는 그릴만 보입니다. 눈에 거슬리지 않고 소음도 낮은 편이라 아파트 욕실이나 사무실, 손님이 머무는 매장에 잘 맞습니다.
다만 설치 조건이 있습니다. 천장 속에 본체가 들어갈 공간이 있어야 하고, 기존 덕트가 살아 있어야 합니다. 오래된 건물은 덕트가 막혀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새 제품을 달아도 공기가 나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교체 전에 통로부터 확인합니다.
점검구 위치도 미리 정해야 합니다. 나중에 청소나 수리를 하려면 손이 닿아야 하는데, 이걸 고려하지 않고 마감하면 다음에 천장을 다시 뜯어야 합니다.
고압팬 — 저항을 이겨내고 밀어낸다
일반 환풍기와 고압팬의 차이는 정압입니다. 정압은 저항을 이겨내는 힘인데, 덕트가 길거나 여러 번 꺾인 현장에서는 이 힘이 있어야 공기가 실제로 밖으로 나갑니다.
정압이 낮은 제품을 그런 현장에 달면 날개는 힘차게 도는데 손을 대보면 바람이 거의 없습니다. 카탈로그의 풍량 숫자는 저항이 없는 조건에서 잰 값이라, 실제 현장에서는 그만큼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큰 걸 달았는데 왜 안 빠지냐"는 문의의 상당수가 여기서 옵니다.
음식점 주방처럼 유증기가 많고 덕트가 긴 곳, 상가 안쪽이라 배기 경로가 복잡한 곳에는 처음부터 고압팬으로 잡는 편이 결국 저렴합니다. 일반 제품을 달았다가 다시 교체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제품을 비교하실 때
풍량(CMH)만 보지 마시고 정압 수치를 함께 확인하세요. 같은 풍량이라도 정압이 낮으면 덕트가 조금만 길어져도 성능이 크게 떨어집니다. 견적서에 제품명과 풍량이 적혀 있는지도 꼭 확인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산업용 대형팬 — 넓고 높은 공간을 위한 것
창고나 공장처럼 면적이 넓고 천장이 높은 공간은 계산 자체가 다릅니다. 바닥 면적만 보면 안 되고 층고를 곱한 부피로 봐야 하는데, 천장이 높을수록 위쪽에 열기가 고이기 때문에 상부 배기가 중요해집니다.
큰 것 하나를 다는 것보다 중간 크기를 나눠 배치하는 편이 나을 때가 많습니다. 소음이 한 지점에 몰리지 않고, 한 대가 고장 나도 전체가 멈추지 않으며, 공기 흐름도 공간 전체에 고르게 만들어집니다.
조립식 판넬 건물은 고정이 관건입니다. 대형팬은 무게와 진동이 상당해서 판넬에 그냥 붙이면 시간이 지나며 처집니다. 안쪽에서 프레임으로 보강한 뒤 고정해야 오래 돌려도 문제가 없습니다.
세 가지만 정하면 좁혀집니다
제품 이름을 외우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래 세 가지에 답하시면 가능한 방식이 한두 개로 줄어듭니다.
쓸 수 있는 창이 있습니까
열리는 창이 있고 규격이 나오면 창문형이 1순위입니다. 벽을 뚫지 않아도 되니까요. 고정창이거나 창이 없다면 벽부형 또는 천장형으로 갑니다.
무엇을 빼내야 합니까
습기와 냄새 정도면 일반 제품으로 충분합니다. 조리 유증기나 분진, 열기가 많다면 정압이 있는 고압팬이 필요합니다.
소음에 얼마나 민감합니까
주거 공간이나 손님이 오래 머무는 매장이라면 풍량보다 소음 수치를 먼저 봅니다. 같은 풍량이라도 제품에 따라 체감이 크게 다릅니다.
덧붙여, 원상복구가 필요합니까
임대 공간이고 퇴거할 때 되돌려야 한다면 타공 없는 방식부터 검토합니다. 처음에 이걸 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곤란해집니다.
한눈에 비교
| 방식 | 타공 | 주로 쓰는 곳 |
|---|---|---|
| 벽부형 | 필요 | 창 없는 욕실·주방·창고 |
| 창문형 | 불필요 | 전월세·원룸·임대 매장 |
| 천장 매립형 | 조건부 | 아파트 욕실·사무실·상가 |
| 고압팬 | 대개 필요 | 음식점 주방·유증기 많은 매장 |
| 산업용 대형팬 | 필요 | 공장·창고·물류센터 |
표는 일반적인 경우이고, 실제로는 섞어 쓰는 현장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주방은 고압팬으로 잡고 홀은 창문형으로 보조하는 식입니다. 사진을 보내주시면 어떤 조합이 가능한지 먼저 알려드립니다.